20241108 : 연하 우표 (2020-2024)
by longsalt우체국에서는 매해 여러 종류의 기념 우표와 일반 우표를 발행한다. 한해 우표 발행 계획은 그 전년에 이미 어느 정도 계획되어 공고되는데, 우정사업본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열린경영-공고-우표발행공고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2025년 기념우표 발행계획은 지난 7월 사전공고되었다. 또한 현재 2024년의 기념우표 발행계획 같은 경우 인터넷 우체국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각 우표의 상세 정보 열람이나 구매 신청 또한 가능하다. 해당 페이지는 인터넷 우체국에 들어간 뒤 우표·엽서·카드-우표류(혹은 기념엽서)-우표 및 엽서 발행계획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공고를 편히 열람하고, 또 지난 우표를 구매하거나 앞으로 발행될 우표를 미리 예약구매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이런 사항을 처리할 수 없었던 시기에는, 그러니까 우체국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을 과거에는 오히려 기념우표를 구하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번거로웠겠지? 특히나 이미 시기가 지난 옛날 기념 우표를 구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번거로웠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이 묘한 아이러니가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나는 원래 우표에 별 관심이 없다. 매년 연말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써서 우편으로 보내곤 하지만 봉투에 우표가 붙든 스티커 인지가 붙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쩌다 크리스마스 씰을 붙이는 해에는 좀 더 보기 좋을 거라는 생각에 인지보다는 우표를 붙이려고 하긴 했지만, 그 우표를 특별히 기념 우표같은 것으로 붙이려고 했던 적은 없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슬슬 연하장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올해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하장 봉투마다 연하우표를 붙여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우체국에 가서 물어봐야 하나? 아니지, 요즘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고지하니까 분명 우체국도 이런 걸 알려두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검색사이트를 뒤적거렸고, 놀라우리만치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았다.
심지어 인터넷 우체국에서는 기념 우표를 사전예약판매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2025년의 상징 동물이 그려진 기념 우표를 미리 예약할 수 있었다.
연하우표는 전지와 소형시트가 함께 발매된다. 소형시트는 저 스크린샷에 나온 것처럼 따로 디자인된 귀여운 프레임이 붙은 우표 네 장 묶음인데, 우표에 별 관심도 없고 수집 취미도 없는 내가 보기에도 저거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놓으면 제법 의미 있는 수집이 되겠다 싶을 만큼 아주 예쁘게 나왔다.
연하우표는 12월 초에 발매된다. 하지만 사전예약판매 신청은 그보다 훨씬 전에 받는다. 원하는 수량을 미리 신청하면 정해진 날짜에 결제가 진행되는데, 이번 연하우표의 경우 2024년 11월 07일까지 수량을 확정하면 2024년 11월 11일, 혹은 14일에 결제가 진행된다. 아마 이후에는 사전예약판매 대신 우체국에 직접 방문해서 우표를 구매하거나, 아니면 이미 발행된 우표의 재고를 구매할 수 있는 메뉴를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연하장에 붙일 연하우표 주문을 확정하고 나니 저 예쁜 소형시트가 눈에 밟혔다. 인터넷 우체국의 우표 판매 페이지에서는 아직 지난해 연하우표의 소형시트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쥐부터 돼지까지 나란히 모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 그렇게 됐다.
우표는 지난 6일에 등기우편으로 도착했으나 내 개인사정으로 인해 배송지에서 수령하지 못했고, 결국 우체국에 직접 가서 찾아왔다.
아무래도 내용물이 내용물인 만큼 봉투에도 접지 말라는 주의문이 쓰여있는데, 거기에 더해 빳빳한 종이를 앞뒤로 덧대어 내용물을 보호해 두었다. 덕분에 수령한 우표 소형 시트 다섯 장은 모두 흠집 하나 없이 깔끔하다.
나는 분명 우표에 별 관심이 없고, 우표를 수집하는 취미도 없다. 하지만 매해 상징동물이 아름답게 그려진 도안이나 해가 바뀌며 바뀐 금액 같은 것을 보고 있자니 우표가 수집물로써 가지는 의미 같은 것을 조금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 우표의 바뀌어가는 금액에서 물가 변동을 읽어낼 수도 있을 테고, 아름다운 도안에서 예술성을 느낄 수도 있겠지. 발색이나 홀로그램, 형압 등의 요소에서는 당대의 기술력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화풍 등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 시대에 유행하는 양식이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몰라도, 비슷한 듯 다른 소형시트를 나란히 놓고 보자니... 이거 꽤 기분이 좋다. 수집할 맛이 난다.
당장 목표는 열두 장의 연하우표 소형시트를 모으는 것이다. 그 이상 우표를 수집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12년은, 아니지. 지난 다섯 해의 우표를 한꺼번에 구매했고 이제 나올 여섯 번째 우표를 기다리고 있으니, 앞으로 남은 6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고, 어쩌면 그사이 나는 우표 수집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은 저 소형시트를 좀 더 깔끔하고 안전하게 보관할만한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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